잘들 읽어주시길

잘들 읽어주시길

엘모 5 3,390
어제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비도 우악스럽게 내리는데 와이프 데리고 와서

같이 받느라고 고생좀 했죠. 우리 사무실 동네에 (압구정동) 병원들이 하나같이

대중교통이 별로 안좋아서요. 뭐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별 이상이 없겠죠.

단지 왼쪽눈 시력이 확연하게 안좋아져서 의아하기도 하고.. 그래도 술을 줄인 이래

살이 붙는걸 제외하고는 건강은 점점 괜찮아지는 듯 합니다.

오늘 여느때와 다름없이 눈팅을 하다가 도움님의 절박한 글을 읽었습니다.

보통 저는 바쁜척을 하느라고 엠에센에서 누가 말을 걸어도 대답도 못해주곤 하지만

닉네임은 유심히 봐두는데 한달전부턴가 도움님이 헌혈증을 구하시길래

무슨 일인가 싶긴 했었더랬죠. 오늘에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으니 가만있을수가 없더군요.

저는 마침 A형이라 도움님께 도움을 줄 수가 있게 되었군요.

사실 이곳에서 글 주고받고 가끔 얼굴도 보는 사이라는 것이 그렇게 절친하지도

사이가 나쁘지도 않은 애매한 관계입니다. 인터넷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사람들의 관계를

유지하다보니 서로의 감정도 인터넷으로 전달하고 말려는 경향도 있고요.

그런 호소가 그냥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참 많거든요. 실질적인 도움보다는

위로의 메아리로요.. 그게 인터넷 동호회의 한계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처럼 사람이 죽고사는 문제에 있어서는 얘기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안좋은 감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직접 둘이서 맞짱뜬 상황이 아닌 이상,

피뽑으면 죽는 병을 가지지 않은 이상,

잘 모른다고 하더라도 얼굴이라도 아는 이상,

심지어는 글이라도 읽고서 안타까움을 느낀 이상,

위로보다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어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방장님이 도움님의 글을 공지로 띄워주실거라고 예상했었는데 그렇지 않았고

글이 자꾸 아래로 내려가는게 안타까워서 이렇게 글 올립니다.

남의 일을 내일같이 걱정해주기는 참으로 힘듭니다. 저도 피나 뽑아주라고 해서 이렇게나마

하는거지 그 이상을 원하면 힘들 것입니다. 이런 작은 도움도 못준다면 동호회라고 하기

부끄러울 겁니다. 회사나가야 되서 힘들다고 하시는 분들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남 생명살린다고

자리좀 비워야 겠다는데 가지말라고 하는 사장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원래 누가 나서야 따라나서는 풍토라면 제가 나섰으니 따라와 주세요.

그리고 게시판의 분위기 자체도 일이 해결날때까지는 좀 같은 분위기로 함께했으면 좋겠는데

그 글에서는 위로해주고 윗글부터는 다시 왁자지껄하는걸 보니 좀 개인적으로는 씁쓸하네요.

글을 올리지 말자는건 아니지만... 뭐 그냥 제 생각입니다.

아뭏든 도움님을 도와서 한생명을 살리는 일에 적극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에 이유가 필요하던가요? 

Comments

동글이
흠.. 여기 저기 전화를 해봐도..................A형 남자가 이렇게 드문줄 이제야 알았네요...
좀더 힘내세요....다들 걱정하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거예요.. 
elcaa
음..역시 엘모님다운 글이시군여... 잘 읽었읍니다.
전화해서 여기저기 알아보려고 해도 막상 하려니 사람들이 설레설레 하네여. 하긴, 괭이 분양건 때문에 전화했을때도 의가 상하는경우가 생겨서 사람들이(제 주위 사람들..)  사람들과 접촉하는게 점점 더 싫어지던 차였는데...
심히 부끄럽습니다. 
명랑!
비교적 가까운 사람들이 무안 해 지네...emoticon_012
에구.. 어디가서 헌혈증서라도 구해보나~~ 몰라 너 A형 아녀? ㅋ~ 
doumㅠㅠ;;
엘모님 고맙습니다.;; 많은 대화를 못한게 좀 아쉽네요..
좀 우울한 글을 올려서 죄송하기도 하고.
병원 의사선생님이 환자 가족들한테 이렇게 하라는 자체가..
좀 의아하고 당혹 스럽습니다. 수술은 우리가 할테니 피는 너희가
준비하라 달리말하면 이런식 아닙니까
미리 말을 좀 해서 준비를하게 하던지..
닥쳐서 이런 상황을 만들어 버리니 정말 난감하군요.
가족들이 신경이 곤두서있는지라.. 의사 선생님한테
조금이상한 말만 들어도
서운하더라구요.. 수혈할 사람들을 가족들한테 찾게
만드는 것도 사정이 있겠지만....
이글 집사람한테 꼭 읽어보라 하겠습니다...
많은 힘이됩니다  。 
Molra^^
역시... 정대리 멋지다..^^ 
Banner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